독일 시장 진출, 계약서부터 다르게 봐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디센트 법률사무소 장지원 파트너변호사입니다.
최근 한국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서 독일 유통사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코스메틱, 식품, 소비재, B2B 산업재를 막론하고 독일을 교두보로 삼아 EU 전역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은 2026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유통사 계약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서명하고 계약 종료 시점에 수억 원에 달하는 보상 청구를 받거나 핵심 고객 정보와 영업망을 유통사에 귀속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독일은 계약 자유의 원칙이 강하다"는 인식과 달리, EU 경쟁법과 독일 상법은 유통 계약에 상당한 규제를 두고 있어 한국 기업이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 바쁜 분들을 위한 3줄 요약
- 계약 구조: 독점 vs 선택적 유통 계약은 구조 자체가 다르며, EU 경쟁법상 수직적 합의 일괄면제규칙(VBER) 충족 여부도 계약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 해지 리스크: 독일 상법상 대리상 보상청구권(Ausgleichsanspruch)은 유통사에도 유추 적용될 수 있어, 계약 해지 시 최대 1년치 평균 보수 상당의 보상 청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 법률 검토: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EU VBER 적합성 검토와 해지 조항·준거법 조항을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세요.
1. 독일 유통사 계약의 구조와 유형
독일에서 유통 계약을 체결할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유통 구조의 유형입니다.
유형에 따라 계약 조건, EU 경쟁법 적용 범위, 해지 시 법적 리스크가 모두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구분 | 독점 유통 (Exclusive Distribution) | 선택적 유통 (Selective Distribution) |
개념 | 특정 지역 내 1개 유통사에만 판매 권한 부여 |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유통사만 선별하여 판매 허용 |
주요 활용 | 소비재·산업재 일반 유통 | 고급 브랜드·기술 제품·의약품 등 |
수직적 합의 일괄면제규칙(EU VBER) 적용 | 시장점유율 30% 이하 시 일괄면제 | 동일 조건 적용, 단 기준의 객관성·투명성 요건 추가 |
병행 수입 제한 | EU 역내 병행 수입 원칙적 허용 유지 | 기준 미달 유통사 배제 가능 |
온라인 판매 제한 | 온라인 판매 자체의 전면 금지 불가 (하드코어 제한) | 브랜드·품질 기준에 따른 합리적 방식·플랫폼 제한은 일정 범위 내 허용, 단 완전 차단 불가 |
계약 해지 리스크 | 상대적으로 높음 | 기준 위반 시 해지 용이 |
독점 유통 계약은 특정 지역(독일 전역 단위 또는 바이에른주 등 일부 주 단위)에서 오직 한 유통사만이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시장 개척 유인이 크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초기 시장 진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선택적 유통 계약은 기술 역량, 서비스 수준, 매장 환경 등 공급자가 정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유통사만 선별해 판매 채널로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프리미엄 제품이나 전문 기술 지식이 필요한 산업재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 독점 유통이라도 EU 역내 소비자의 수동적 구매 요청(passive sales)은 원칙적으로 차단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수동적 판매까지 제한하는 조항을 넣으면 EU 경쟁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2. 계약서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조항
유통 계약서를 검토할 때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간과하는 조항들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 독점 판매권(Exclusivity) 범위
독점권의 지리적 범위(독일 전국인지, 특정 주·지역인지), 제품 범위(전 제품군인지, 특정 카테고리인지), 그리고 채널 범위(오프라인만인지, 온라인 포함인지)를 반드시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면 EU 경쟁법상 허용 한도를 넘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협소하면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독일 전역 독점 계약을 체결했는데, 유통사가 오스트리아·스위스 시장까지 자신의 독점 영역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본사의 직접 수출을 방해한 사례"
🔹 최소 구매 수량·매출 조건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가로 유통사에게 최소 구매 수량(Minimum Purchase Quantity) 또는 최소 매출 목표(Minimum Turnover Target)를 설정하는 것이 표준 관행입니다.
미달 시 독점권을 철회하거나 비독점 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유통사가 소극적으로 영업하면서 독점권만 틀어쥐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리스크: 최소 매출 미달 시 계약 해지 요건이 명확하지 않으면, 해지 자체가 계약 위반으로 주장될 수 있습니다.
🔹 계약 기간 및 갱신 조건
실무상 유통 계약은 2~5년 사이 기간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으며, 자동 갱신(automatische Verlängerung) 조항이 포함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갱신 거절 통지 기간(보통 3~6개월 전)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통지 없이 계약이 자동 연장되어 원하는 시점에 관계를 종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 계약 해지 및 재고 처리
계약 종료 시 유통사가 보유 중인 재고의 처리 방법(공급자 환매 여부, 환매 가격 산정 방식)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계약 종료 후에도 유통사가 기존 재고를 할인 판매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재고 환매 의무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준거법 및 분쟁해결 조항
독일 유통사 계약에서 준거법은 실무상 독일법이나 중립국 법률(스위스법 등)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법 적용 시 독일 민법(BGB)과 상법(HGB)이 적용되며, 분쟁 발생 시 독일 법원을 통한 소송 또는 국제상업회의소(ICC)·독일중재원(DIS) 등 국제 중재 기관을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합니다.
중재는 소송 대비 비용·기간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으로 검토를 권합니다.
💡 준거법과 분쟁해결 조항은 세트로 설계해야 합니다. 준거법은 독일법으로 하되, 중재지를 싱가포르 국제상업회의소(ICC), 파리 ICC, 취리히 Swiss Rules, 프랑크푸르트 독일중재원(DIS) 등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한국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유리한 조합을 전략적으로 협상할 수 있습니다.
3. EU 경쟁법(수직적 합의 일괄면제규칙·VBER)과 유통 계약
독일 유통 계약은 독일 국내법만이 아니라 EU 경쟁법, 특히 수직적 합의 일괄면제규칙(Vertical Block Exemption Regulation, 이하 VBER)의 적용을 받습니다.
2022년 개정된 VBER(Commission Regulation (EU) 2022/720)는 2022년 6월 1일 발효되어 2034년 5월 31일까지 적용 예정이며, 온라인 판매·플랫폼 규제가 대폭 강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 허용되는 조항 vs 금지되는 조항
구분 | 내용 |
허용 (일괄면제) | 지역별 독점 판매권 부여 (시장점유율 30% 이하) |
허용 | 선택적 유통망 내 재판매 제한 |
허용 | 일정 기간(5년 이하) 경쟁 금지 조항 |
금지 (하드코어 제한) | 재판매 최저가격 구속(RPM) — 최저 판매가격 강제 및 사실상 가격 통제 포함 |
금지 | EU 역내 소비자의 수동적 판매(passive sales) 차단 |
금지 | 온라인 판매 자체의 전면 금지 |
금지 | 능동적 판매(active sales)를 포함한 역내 판매 '완전 차단' |
- 리스크: 하드코어 제한에 해당하는 조항은 해당 조항뿐 아니라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으며, EU 집행위원회 또는 독일 연방카르텔청(Bundeskartellamt)의 제재 대상이 됩니다.
🔹 2025년 CJEU 판결 — 능동적·수동적 판매 구분 기준 강화
2025년 5월 EU 사법재판소(CJEU)는 독점 유통 계약에서 능동적(active) 판매와 수동적(passive) 판매의 구분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해석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어떤 행위가 능동적 판매에 해당하는지, 어떤 제한이 허용되는지"를 보다 세밀히 심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능동적·수동적 판매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판매 제한"을 두는 조항은, 수동적 판매까지 사실상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VBER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경쟁법 위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2026년 현재 계약서 작성 또는 갱신 시 이 판결 기준을 반영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 VBER 일괄면제를 받으려면 공급자와 유통사 양측 모두 관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0% 이하를 유지해야 합니다. 30%를 초과한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나, 일괄면제의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개별 평가(개별 면제) 영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4. 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보상 청구 리스크
독일 유통 계약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바로 계약 해지 시 보상 청구입니다.
🔹 독일 상법상 대리상 보상청구권(Ausgleichsanspruch)
독일 상법(HGB) 제89b조는 대리상(Handelsvertreter) 계약 종료 시, 대리상이 공급자를 위해 개척한 고객 기반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상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수료의 최대 1년치를 상한으로 하며, 실무상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 유통사에도 유추 적용되는 경우
이 보상청구권은 법문상 '대리상'에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법원이 판매 유통사(Eigenhändler/Vertragshändler)에게도 유추 적용해 온 판례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다음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유통사도 대리상에 준하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① 유통사가 공급자의 영업 조직에 편입(Integration)되어 있는 경우
예: 공급자 브랜드명으로만 영업, 고객 데이터를 공급자에게 이전할 의무, 공급자의 영업 지침을 의무적으로 따르는 경우
② 계약 종료 후 유통사가 구축한 고객 기반을 공급자가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
예: 계약 종료 후 공급자가 직접 또는 신규 유통사를 통해 동일 고객에게 영업을 이어가는 경우
다만, 프랜차이즈 등 일부 계약 구조에서는 독일 연방대법원(BGH)이 §89b 유추 적용을 부정한 판례도 있습니다. 계약 모델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유형별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 리스크: 독일 내 영업구역을 담당하는 대리상에 대해서는 HGB §89b Abs.4에 따라 보상청구권의 사전 배제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통사에 유추 적용되는 경우에는 영업 구역, 적용 준거법 등에 따라 배제 조항의 효력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 유통 계약 체결 전, 계약 구조가 '대리상 유추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입니다. 이미 계약 중이라면 계약 내용을 점검하여 통합 요건 해당 여부를 확인하세요.
5. 자주 묻는 질문 (FAQ)
Q. 독일 유통 계약에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EU 경쟁법(VBER 등)은 준거법과 무관하게 독일·EU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계약에 강행적으로 적용됩니다.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하더라도 EU 경쟁법 위반 조항은 무효가 됩니다. 또한 독일 유통사 입장에서 한국법 지정을 강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실무상 독일법이나 중립적인 스위스법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Q. VBER의 30% 시장점유율 요건을 어떻게 계산하나요?
A. 관련 상품 시장과 지리적 시장을 기준으로 공급자와 유통사 각각의 시장점유율을 산정합니다.
30%를 초과한다고 해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나 일괄면제의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개별 평가(개별 면제) 영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실무상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 전 전문가와 함께 관련 시장 획정부터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유통사가 계약 기간 중 경쟁 제품을 취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경쟁 금지 조항(Non-Compete Clause)을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VBER상 계약 기간 중 경쟁 금지는 5년 이하일 때만 일괄면제 혜택을 받습니다. 5년을 초과하면 개별 심사 대상이 되며,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경우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유통 계약을 해지할 때 사전 통지 기간은 얼마나 줘야 하나요?
A. 계약서에 별도 규정이 없을 경우, 독일 법원이 대리상 규정(HGB §89)을 유추 적용하여 최소 통지 기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요구되는 통지 기간도 늘어나는 구조이며, 실무상 6개월~1년의 사전 통지 기간이 요구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Q. 독일 유통사가 고객 데이터를 반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계약서에 고객 데이터의 소유권 귀속과 계약 종료 시 반환 의무를 명시하지 않으면, 유통사가 데이터를 계속 보유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U GDPR 관점에서는 공급자와 유통사의 관계가 공동 컨트롤러(Joint Controller)인지, 컨트롤러-프로세서 구조인지 먼저 분석한 뒤 그에 맞는 GDPR상 계약(공동 컨트롤러의 경우 Art.26 공동 컨트롤러 약정, 프로세서의 경우 Art.28 데이터 처리 계약(DPA))을 별도로 체결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6. 디센트 인사이트: 유통 계약은 진출 전략의 설계도입니다
독일 유통사 계약은 단순한 판매 위탁 계약이 아닙니다.
독점권의 범위, 최소 매출 조건, 경쟁 금지 조항, 해지 조건까지 계약서의 모든 조항이 향후 3~5년간 독일 시장에서의 사업 구조와 리스크를 결정합니다.
실제로 자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케이스는 "계약 당시에는 몰랐는데 해지하려니 억 단위 보상 청구를 받았다"는 상황입니다.
특히 2025년 CJEU 판결 이후 능동적·수동적 판매 구분에 대한 심사 기준이 높아진 만큼, 2026년 현재 기존 유통 계약의 관련 조항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U 경쟁법 위반은 과징금뿐 아니라 계약 자체의 무효로 이어질 수 있어 공들여 구축한 유통망이 한순간에 법적 공백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 좋은 유통 계약서는 분쟁을 해결하는 문서가 아니라,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된 문서입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독일데스크 원스톱 자문]
디센트 법률사무소 장지원 파트너변호사는 독일·EU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주요 지원 서비스
- 독일·EU 유통 계약서 검토 및 초안 작성
- 수직적 합의 일괄면제규칙(VBER) 적합성 분석 및 경쟁법 리스크 진단
- 계약 해지·보상 청구 대응 자문
- 독일 현지 로펌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소송·중재 지원

Share article